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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을 납품하는 농민의 마음

1.어느덧 농사짓기 시작한 지 벌써 13년이 지나가고 있다. 


농사짓기로 마음먹고 나서 나름대로 세운 원칙이 있다면 NO 시장출하, NO 하우스 였다. 

처음 2~8년은 직거래로 꽤 괜찮은 가격으로 전량 판매가 되면서 나름우풀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직거래로도 한계가 있어 나중에는 절임배추까지 해야 수지를 맞출 수 있었다. 

농가소득은 고사하고 영농비용을 빼기에도 힘든 나날이었다.


2.그러다가 시장출하(애호박농사)를 시작했다.


 호박 1박스에 1,000원 1,500원 핸드폰으로 그날 그날의 경매가를 확인하면서 절망감에 빠서들곤 했다.

2010년 무상급식 운동을 접했다. 새로운 판로에 대한 고민을하던 나에게는 작은 희망의 빛이 보이는것만 같았다. 


3.벌금 300만원을 반으면서까지 당시 춘천시장과 끈질긴 투쟁을 벌였고, 


마짐내 춘천에서도 무상급식을 실시하게 됐다. 그리고 10년 만에 학교급식에 무와 배추를 납품했고, 

급식을 납품하던 한 달은 그동안10여년 동안 농사짓던 날들보다 더 긴장되고 힘들었던 것 같았다.


4.학교급식이라고 해서 농약 덜 치고 안전하게 키운 농산물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순진함은 학교급식 납품 첫날부터 반품을 당하면서 깨지고 말았다. 

이유는 겉잎제거가 안됐다는 것이다

5.배추에파란잎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겉잎을 다 제거하고 나니 이제는 진딧물이 있다는 이유로또 반품당했다. 

생산자 입장에서 보면 배추에 진덧물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인데, 이렇게까지 반품당하는 이유가 뭘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시만 생산자는 늘 '을이었기에 다시 납품하곤 했다.


6.적게는 1kg에서 많게는 1,000kg까지 납품하다 보니 혼자서 일하기에는 벅차고 갑자기 사람을 구하려니 구할 수도 없는 참 난감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서울에 올릴 거면 그냥 한 두잎 제거하고보내면 되는데, 

반품당하기 싫어서 겉잎을 모두 제거하고 진딧물한 두마리 보이면 또 제거하고 참 눈물겨운 나날이었다.

그 고생 끝에 11월 한달 동안 납품했던 무 배추값이 입금이 됐다. 


7.200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었지만 뿌듯했다. 


물론 지난해 무배추값이 폭등한 것에 비해서는 낮은 금액이었지만 평년에 비해서는 꽤나 좋은 가격이었다. 

그리고 요즘에는 2020년도 생산계획을 짜면서 여기저기서 

진행하는 교육도 참가하고 여러 가지 상상도 하면서 기분 좋은 거울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요며칠 사이에 지역 언론을 통해서 학교급식과 관련된좋지 않은 여론들이 흘러나오고 있어서 
생산농민의 입장에서기분이 착잡하다. 

8.올해 농사계획을 짜고 있던 터에, 영양사들이 반대하고 학부모들이 반대한다니 이게 뭔가 싶었다.

 
이제 겨우 걸음마를떼고 시작을 하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하면서도 괜히 자책감도 들고 주눅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언제나 '을이었던 우리 농민들에게 또다시 '을'임을 확인시겨주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는 안전한 지역먹거리를, 농민들에게는 농가소득 보장을이라는 취지가 무색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안전한 농산물보다는 조리하기 쉬운 공산품에 가까운 농산물규격을 원하고 있다.
 

9.그러다 보니, 지역산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조리하기 편하고 쉬운 농산물, 


규격화된 농산물을 원하고 이를생산자 농민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의 해결방안은 없을까? 혹시 학교 조리인력 부족을 농민들에게 농산물에게 떠넘길려는 의도는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들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교육청에다 이야기해야 하나?
그동안 학교급식에 납품했던 농민들을 대신해 꼭 이야기하고싶은 게 있다. 
농민들은 생산자교육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고 연구에도 공을 들인다. 
보다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1년농사계획을 짜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과연 이를 소비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노력을 조금이라도 알까? 
농산물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은 이러한 교육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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